충남홍성 예비후보
정영희

  • 아이들이 뛰노는 마을
  • 어르신들이 편안한 농촌

이런 길을 걷다가 정치를 만났습니다.
저는 농사를 지으며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틈틈이 아이들 학교에 가서 책을 읽어주고, 논생태 교육을 하며,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일합니다. 마을사람들과 함께 비폭력대화모임과 성평등 공부를 하며 녹색평론을 읽고 토론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일들은 크게 돈 되는 일은 아니지만 공동체와 더불어 성장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위안, 함께하는데서 오는 소소한 행복을 느끼게 합니다.

그러나 한편, 이런 일들에 열중할수록 우리들의 자잘한 행복은 지속되기 어려울 거라는,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훨씬 열악할지 모른다는 전망으로 마음이 어두워집니다. 개발과 물적 성장과 돈을 중심에 두었던 이유로 지금 하늘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미세먼지가 내립니다. 공기청정기 한 대 없는 아이들 교실엔 창문을 열면 미세먼지가, 창문을 닫으면 이미 들어온 먼지와 환경호르몬이 아이들을 공격합니다. 이제 선생님께 창문을 닫아달라고도 열어달라고도 말하지 못합니다. 냇가의 물은 모두 오염되었으며, 그동안 뿌려졌던 농약과 화학비료로 땅은 황폐해졌습니다. 우리는 몇 년 전 일본의 핵발전소가 폭발해 작은 일상들이 산산이 부서졌고 복원하기 힘든 것을 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도 같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이런 위기 앞에 대안이라 세워진 것들은 답답하고 실망스럽고 안타깝습니다.

얼마 전 마을에 누군가 대형태양광을 설치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동네 입구의 산 하나를 깎아내는 일이었습니다. 주민들은 나무가 잘려나가는 것이 싫어서, 풍경이 주는 위안을 잃고 싶지 않아서 그곳은 안 된다고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답은 태양광설치조건 여부에 주민의견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정책’ - 2030년까지 신재생 에너지 20%달성- 에 의해 지자체는 태양광을 늘리고 장려해야하며, 할당량을 채우지 못하면 벌점이 매겨진다고 했습니다. 주민의 뜻이 이해되기는 하지만 수용할 방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지금 농촌마을 곳곳에선 대형태양광사업으로 인해 갈등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먼저 주민에게 태양광을 설치해도 좋은지를 묻습니다. 각자에게 필요한 에너지를 각자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주택의 지붕에 작은 태양광 패널을 얹어 줍니다. 온 국민이 그렇게 하면 산을 깎거나 풍경을 훼손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좀 더 필요하다면 마을사람들이 협동조합방식으로 위치와 용량을 정해서 태양광을 설치하고, 그 이익금을 마을을 위해 씁니다. 이런 방식이어야 대안이 되며 태양광이 확장될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곳에 사는 주민에게 물어보고 시행해야 합니다. 의견을 묻고 함께하기 위해 지역정치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 정치는 너무 높거나, 멀거나, 추한 어떤 것이었습니다. 정치하는 사람을 고운 시선으로 보는 경우는 드물며, 정치를 지망하는 사람도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치에 참여한다는 것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숭고한 일입니다. 나를 조금 내려놓고 전체를 보려고 노력하는 아름다운 일입니다. 농부도, 노동자도, 상인도, 장애를 가진 사람도, 청소년도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을 오롯이 설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일입니다.

이런 사회를 꿈꿉니다. 우선 미세먼지 대책을 세우기 위해 엄마, 아빠, 선생님, 공무원 등 사회구성원 모두가 모여 논의합니다. 시급하게는 아이들 교실에 공기정화시스템을 마련합니다. 농사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심혈을 기울여야 할 일입니다. 농촌주민 기본소득을 실시하여 삶의 질을 높인다면 농촌과 도시의 문제를 함께 풀어갈 수 있고 청년실업을 해결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읍과 면을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묶어 농산물과 생활재를 나누게 한다면 지역경제의 안정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지역화폐는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과다한 축산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삶은 더욱 풍요로울 것입니다. 집집마다 작은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에 겨우 겨울을 나는 어르신들의 몸과 마음도 더 따뜻해질 것입니다.

녹색당은 비폭력평화를 지향합니다. 녹색당 강령에는 ‘비폭력 대화와 소통을 통해 관용과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비폭력 평화는 남의 말을 잘 듣고, 내말도 마음껏 하는데서 시작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훈련이 되어있지 않아 실수를 반복합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말이 너무 급하고 중요해 다른 사람 말을 막거나 잘 듣지 못했습니다. 우린 여전히 그 선상에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시행착오로 인해 조금은 더 성숙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를 하게 되더라도, 주변을 돌아보고 거기서부터 다시 시작할 것입니다. 마을 곳곳에 생동하는 힘들을 느낍니다. 그 힘을 붙들고 그 가치가 더욱 빛나도록 애쓸 것입니다.

아이가 읽어보라고 소개해준 책 <끝없는 이야기>에서 작가 미하엘 엔데는 세상의 종말이란 다름 아닌 환타지가 사라진 세상, 상상이 사라진 세상, 꿈을 꾸지 않는 세상이라 말합니다. 보다나은 사회를 위해 함께 꿈을 꾸고 상상하면 좋겠습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 모두가 한걸음 성큼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걸어온 길

현)농부 (장곡면 지정리에서 농사짓습니다)
전)홍성신문 칼럼리스트
전)예산홍성 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전)제6회 지방선거 도의회의원선거 홍성군 제1선거구 녹색당후보
감리교신학대학 신학대학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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